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1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마라톤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며 한목소리로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국 모두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며 “생산적” “건설적”이라는 표현으로 이번 협상 결과를 소개했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 결과를 12일 공식 발표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이 전날에 이어 이날 제네바에서 무역 협상을 진행했다.
베선트 장관은 협상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나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을 기쁘게 말씀드린다”며 “논의는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도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합의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은 아마도 양국 간 차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크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애초 여기에 있는 이유는 미국이 중국에 (연간) 1조2000억 달러의 무역 적자가 있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중국 측과 달성한 합의는 국가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브리핑 뒤 ‘미국, 제네바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 발표’라는 참고자료를 냈다. 두 사람의 발언이 소개됐지만, 다른 합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허리펑 부총리도 협상 뒤 취재진과 만나 “회담은 솔직하고 심도 있고 건설적이었다.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담에서는 (논의의) 토대와 조건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 부총리는 이번 회담이 “솔직하고 심도 있고, 건설적이었다”며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양국이 무역과 경제 문제에 대한 추가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의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 이후 미국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125%의 보복 관세로 충돌한 뒤 첫 고위급 협의였다. 일단 미국과 중국 대표단 모두 협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악화일로였던 양국 무역 갈등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긴장을 완화하더라도 관건은 양국이 실제로 관세를 얼마나 인하할지다. 트럼프는 이번 회담 전 중국에 대한 관세가 80%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날 “일부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관세도 무역을 금지하기에 충분히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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