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세대주택 122채를 사들여 전세 대출금 등 50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충남경찰청은 사기 혐의로 총책 A(47)씨 등 17명을 구속 송치하고, 허위 임차인 행세를 한 B씨 등 3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범행을 모의한 뒤 무자본 갭투자팀, 허위 전세계약팀, 보증금 반환팀, 작업 대출팀으로 조를 나눠 2023년 7월부터 올해까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근저당권 설정액이나 선순위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규모를 포토샵으로 위조해 시세를 조작하고 전세 계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가로채는 수법 등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불량자 등의 명의로 매입한 부동산에 기존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음에도 세입자가 없는 집인 것처럼 허위로 전세계약 서류를 제출해 전세 자금 대출금을 편취하기도 했다.
또 기존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을 떼먹거나 근저당권 설정액과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을 포토샵으로 지우는 방식으로 위·변조해 시세를 조작하고 직접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을 가로채는 수법을 썼다.
동일한 부동산에 여러 임차인이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금융기관을 속여 전세 자금 대출금을 편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담보대출 부동산에 대해 금융기관 간 대출전산이 공유되지 않는 점과 금융기관이 전세자금 대출 실사를 엄격하게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랫동안 거래가 안 된 매물을 찾아내 전세 계약 후 대출금이 나오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보증금을 돌려받고, 금융기관에는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됐다.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한 주택에 대해서는 전입세대 열람내역서 등을 위·변조해 3금융권 등으로부터 대출금을 편취하기도 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전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반드시 해당 건물의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직접 발급받아 확인해 임대차보증금 채권을 보전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김성준 기자 ks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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