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범’, 고개 푹…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포착]

사업 실패를 비관해 부모와 부인, 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7일 열렸다. 

사건 발생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법원으로 향하면서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수원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오후 1시15분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섰다. A씨는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 쓴 차림이었다.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호송 차량으로 향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왜 가족들까지 살해했느냐’ ‘광주로 달아난 이유가 무엇인가’ 등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경찰관들에 이끌려 차량에 탄 A씨는 곧바로 법원으로 이동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 수지구 소재 아파트에서 80대 부모와 50대 부인, 10, 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는 15일 새벽 차량을 몰고 광주 한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를 당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며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A씨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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