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주가가 10일(현지시간) 4년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효과로 상승했던 시가총액도 모두 증발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15.43% 하락한 222.1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20.66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하루 낙폭은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최대치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146억 달러로 하루 만에 1303억 달러(약 190조1077억원)가 사라졌다.
테슬라의 주가는 일론 머스크 CEO가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5일 251.44달러에서 12월17일 사상 최고치인 476.86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격적 대외정책을 발표하며 테슬라 하락은 시작됐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과 비슷한 262.67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이날 추가 하락이 계속되며 ‘트럼프 후광효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 같은 급락은 미 증시 전반을 강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 우려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UBS그룹은 “테슬라 모델 Y의 신형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문이 주춤하다”며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 실적 예상치를 낮춰 잡았다. 유럽 최대 전기차 시장인 독일의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 줄었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도 격화하고 있다. 테슬라 불매운동뿐만 아니라 매장, 충전소에 방화·총격을 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테슬라 신차가 보관돼 있던 미국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동시에 불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벤 칼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지지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조차 테슬라를 구매하는 것을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베를린, 프랑스 툴루즈 등 유럽 곳곳에서도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방화 공격이 발생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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