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첫 한국 전기 승용차 시장 진출로 관심을 모았던 BYD(비야디)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국내 출시 일정이 꼬이면서 지난달 고객 인도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YD가 최대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2000만원대 실구매가’도 실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 1월 16일 한국에서 브랜드 출범 행사를 열고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의 계약을 시작했다. 2월 중순쯤 인도할 예정이라고 약속했으나 차량은 아직 실제 인도되지 않고 있다. 보조금 지급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게 원인이다. 한국에서 전기차를 팔려면 정부 인증 절차 외에도 환경친화적 자동차 신고(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구매보조금 확정 절차(한국환경공단) 등을 거쳐야 한다.
BYD코리아는 보조금 확정 절차를 위해 필요한 기초 정보를 지난달 28일 제출했다. 아토3를 계약한 이들에게 차량을 인도하겠다고 밝힌 날짜를 지난 시점이다. BYD코리아의 자료 제출이 늦어진 건 아토3가 올해부터 강화한 한국의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올해부터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아토3에는 SOC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 대신 BYD코리아는 1년 이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당 기능을 탑재한다는 확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아토3는 아예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BYD코리아가 내세운 아토3의 2000만원 후반대 가격은 불가능해진다. 보조금이 책정되더라도 이를 산업부가 고시할 때까지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아토3 출시는 일러야 내달 초에 가능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BYD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무리하게 출시를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BYD는 한국보다 먼저 진출한 일본에서도 인증 문제로 출시가 1년 가까이 지연됐었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보조금 평가 및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당 부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인도)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한 이달 내로 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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