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내 새끼. 먼저 가면 어떡해.”
14일 오전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8)양의 발인식이 열렸다. 김 양은 지난 10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장례식장은 발인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하늘이 할머니는 손녀의 죽음을 실감하듯 “하늘아 미안해”라는 말을 되뇌며 바닥에 엎드려 통곡했다.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자 김 양의 부모는 딸이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통곡했다. 유족들이 한동안 빈소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자 이를 지켜보던 친인척들은 “하늘이 위해서 힘내야 해”라고 말하며 부축했다.
김 양의 영정 사진을 앞세운 유족들은 2층에 마련된 빈소를 나와 지하 1층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발인식 내내 유족들의 흐느낌은 계속됐다.
슬픔 속에 이어진 발인 예배에서 목사는 “하늘이가 하늘나라에서 하나님과 뛰어놀 것을 기대한다. 황망한 고난 속에서도 유족들이 두 손 붙잡고 이겨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하늘이 사진을 소중하게 쓰다듬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예식이 끝난 뒤 김 양의 관과 영정사진이 운구차에 실리자 곳곳에서 통곡 소리가 흘러나왔다.
김 양의 아버지는 딸의 관을 바라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김 양 어머니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안 돼, 안 돼”하며 오열했다.
“내 새끼 살려줘”라며 관을 부여잡고 목 놓아 우는 할머니와 몸을 흔들어대며 고통스럽게 우는 부모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김 양이 탄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나가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과 학교 선생님들은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운구 차량은 김 양이 다니던 학교를 방문하지 않고 곧바로 화장장인 대전 정수원으로 향했다.
김 양은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김 양을 흉기로 살해 후 자해했던 교사는 수술을 마치고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 교사는 범행 당일 돌봄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마지막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책을 준다며 시청각실로 데려가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교사는 범행 당일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동료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무단 외출해 흉기를 구입해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가해 교사가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대전=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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