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의 증언이 끝난 후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호수 위 빠진 달 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군 통수권자로서 장교들 진술에 이러니저러니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나오는 얘기의 취지가 상식적으로 가능할 일인지”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사람마다 기억이 달라서 기억에 따라 얘기하는 걸 대통령으로서 뭐라 할 수 없지만 상식에 근거해서 보면 사안의 실체가 어떤 건지 잘 알 수 있지 않나 말씀드리고 싶다”며 발언을 마쳤다.
이 같은 발언은 이 전 사령관의 공소장에 담긴 내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이 전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해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 같은 지시를 받았는지 묻는 양측 대리인단과 재판관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공소장에 적힌 내용 대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이 전 사령관의 입장이다.
한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증인을 직접 신문하는 것을 금지했다. 대신 증언이 끝난 후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했다. 재판관 평의에 따라 이같은 방식의 진행을 결정했다는 게 문 대행의 설명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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