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마코 루비오 미 국방장관의 ‘불량 국가’ 언급에 대해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에 대한 공식 비난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에서 “루비오의 저질적이며 비상식적인 망언은 새로 취임한 미 행정부의 그릇된 대조선(대북) 시각을 가감없이 보여줄 뿐”이라며 “결코 그가 바라는 것처럼 미국의 국익을 도모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의 적대적 언행은 어제나 오늘이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늘 적대적이었고 앞으로도 적대적일 미국의 그 어떤 도발 행위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언제나와 같이 그에 상응하게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 시그널을 무시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미 연합훈련이나 한국에 대한 미국 무기 판매 등에 대해 비판하며 미국을 자극해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해 ‘언행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해서 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북한이 대북 강경파인 루비오 장관에 대해 ‘북한판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글로벌 미사일방어(MD)체계를 강화하려는 데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공보문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위체계 현대화 책동이 핵대국들이 집중돼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더욱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군사적 패권기도에 대응해 핵억제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 방위체계 구축 비난을 통해 자신들의 핵미사일 억지력 개발에 대한 정당성 부여하려는 것”이라며 “북·미 협상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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