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경남 김해시의원 2명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이후 창원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두둔하고 김해에 ‘빨갱이’가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 운영위원장인 이미애 의원과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유상 의원은 지난 19일 창원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어제 서부지법에 많은 청년이 모였다. 청년이 나라를 위해 일어난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이 의원은 “김해에 빨갱이들이 많다”며 “의정활동 하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했다. 김 의원도 이후 발언에서 “아까 빨갱이가 많다고 했던 우리 김해에서 우리 자유 우파 대한민국 애국보수의 힘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김해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21일 김해시의회 홈페이지의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지지 성향이 다르면 빨갱이냐” “명예훼손, 모욕죄 아닌가” “내가 왜 빨갱이인가” 등의 항의성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시민은 “뉴스를 보고 두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비상식적이고, 김해 시민에 대한 무례하고 모욕적인 발언에 참담함을 금치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김해 출신으로 살고 있는데 “김해엔 빨갱이가 많다”는 발언이 머릿속에서 안 지워진다”며 “지금이라도 정치인으로서 무게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석상에서 마이크 잡고 해명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김해을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이번 폭동 사태를 두둔했을 뿐만 아니라 김해에 빨갱이가 많다는 막말을 했는데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의 갈등을 조장한 정치인들에 대해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김해시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의원의 품위유지를 훼손한 두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하는 한편, 이 의원의 의회운영위원장 사직과 김 의원의 원내대표 사직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22일 해당 시의원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김해시민을 빨갱이라 말한 적 없다”며 “청정한 김해시민을 팔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청년들의 분노와 폭력의 정당성 부분은 별개로 말씀드렸다는 것은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더 잘 아실꺼라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김해는 빨갱이가 많다’고 계속 소리치시는 분의 마음을 헤아리는 차원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도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아실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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