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개의 ‘생계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계좌에 해당하는 예금채권은 채권자가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는 이같은 내용의 ‘민사집행법 개정안’을 상정해 재석 의원 264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약한 ‘전 국민 압류금지 통장 제도’의 일환으로,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해당 법안 통과에 공을 들여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 현장간담회를 열고 “개인이 신용불량자가 되면 통장 개설을 못하고, 통장 개설을 못 하면 노동에 대한 대가조차 받을 길이 없어 사실상 경제활동 영역 밖으로 퇴출당한다”며 “어떤 제도가 개인의 삶을 방해하거나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1인당 1개 생계비계좌’ 개설을 허용하고, 이 계좌에 해당하는 예금 채권의 압류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해당 계좌에 압류금지 생계비 초과 금액이 예치되면 자동으로 초과분이 예비 계좌로 송금되도록 했다.
현행 민사집행법 제246조는 압류를 금지하는 목록에 ‘1개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을 명시하고 있다. 이 금액은 대통령령에 따라 월 185만 원으로 적시돼있다.
하지만 실제 압류 절차에선 이를 보호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채무자가 여러 금융회사에 통장을 가지고 있으면, 채권은행은 185만 원만 따로 추릴 권한이 없어 통장을 일괄 동결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채무자는 법원에 압류금지채권 범위 변경을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만 18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드는 행정비용도 자체 부담해야 했다. 이에 압류 절차가 이뤄진 후에는 채무자가 기본적 생계유지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해서 제기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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