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새해 첫날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대한항공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승객 102명이 불안에 떨다가 대체 비행기를 탔으나, 또 보잉기여서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일 대한항공과 승객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3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중국 마카오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69편이 기체 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대한항공측은 승객들이 탑승한 뒤 ‘기기 정비’를 이유로 기내에서 2시간정도 대기토록 했다가 1일 자정쯤 “운항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모두 내리게 했다. 이후 다른 비행기로 대체 운항하겠다며 267번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이날 운항이 중단된 비행기는 B737-900 기종이다. 지난 달 29일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B737-800)와 같은 기종은 아니지만 보잉사가 제작한 비행기다.
승객들은 4시간쯤 기다리다 2일 오전 1시30분쯤 다른 비행기를 타고 당초 목적지로 날아갔다. 대체 비행기 역시 보잉사가 만든 B737-8이었다.
승객 A씨는 “엔진이 고장 나 2시간동안 에어컨도 안되는 상태에서 기내에 갇혀 있어야 했다”며 “엊그제 사고가 떠올라 내내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체 비행기가 며칠 전 사고 비행기와 같은 회사 기종이어서 기내에 있는 동안 계속 긴장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1시28분쯤 승객들에게 안내를 통해 “금번 여행시 불편을 겪으신 점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담아 전자우대할인권을 제공해 드리고자 한다”며 1인당 8만원권 쿠폰을 줬다.
대한항공측은 국민일보의 취재에 “당초 엔진 공기공급계통에 문제가 생겨 비행기를 교체했다”며 “기체 결함 상황을 정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는 B737-800으로 이튿날에도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 비행기가 랜딩기어(바퀴) 이상으로 이륙 후 회항하는 일이 벌어져 승객들을 놀라게 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B737-800 기종을 운항하는 6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진행중이다. 이 기종은 우리나라에 101대가 운영되고 있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