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속 20분 이상, 완속이면 10시간 가까이 걸리는 전기차 충전의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충전과정에서 가열하는 케이블 냉각효율을 높여 신속한 충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GIST는 15일 기계로봇공학부 이승현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충전 시간을 3분 20초 이내로 단축하는 혁신적 충전 케이블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휘발유와 경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차량만큼 전기차 충전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팀은 100kWh 전기차 배터리(테슬라 모델S, 기아 EV9 급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기준 80% 충전을 800Vdc 전압과 7m 길이 충전 케이블 사용조건에서 그 같은 충전시간 단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후 등 변수가 많은 전기차 충전여건을 감안할 때 케이블 표면 온도가 안전 온도(80℃)를 유지하면 배터리 용량 등에 따라 충전시간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팀은 열전도가 낮은 충전 케이블 절연 피복이 내부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완속보다 급속충전 때 더 많이 발생하는 열을 신속히 식히지 못해 충전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급속충전 조건에서 냉각루프를 활용하고, 수평 환형관 구조에서 절연유체를 사용해 발열 케이블을 효율적으로 냉각할 수 있도록 했다.
발열 케이블 표면에 기포 생성을 촉진해 열전달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과열이나 고장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냉각액이 끓는점보다 낮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기포가 빠르게 응축되는 현상(과냉각 비등유동)을 활용한 냉각성능 개선 원리다.
이 교수팀은 냉각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7m 상용 충전기 케이블 예측 결과, 800Vdc 전기차 배터리 기준으로 1440kW(1800A)급 배터리의 3분대 충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640kW(800A)급 급속 충전기보다 2배 이상 빠른 충전 속도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통해 충전하면 케이블 표면 온도가 80℃ 이하로 안전하게 유지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교수팀은 전기차 충전뿐만 아니라 초저온 냉각 케이블, 고속열차, 모노레일, 한국전력 송전선 등 고전류를 전송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기술이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와 정해인 박사과정생, 노현석 석사과정생이 수행한 해당 연구는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열전달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Communications in Heat and Mass Transfer》에 지난달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 교수는 “케이블 안전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각 유량과 펌프 모터 요구 동력을 비교한 결과 에너지 소모도 적었다”며 “충전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기술적 토대가 구축되면 전기차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