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개혁에 대해 “여소야대 정국과 낮은 지지율이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지지가 있는 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모든 개혁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대통령과 여당, 야당 중 그 어떤 것도 국민을 이길 수 있는 권력은 없다. 국민을 믿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힘으로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해나가면 성공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성장동력을 지키려면 의료체계를 개혁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의료 서비스와 격차와 쏠림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 이것이 의료개혁을 시작한 핵심적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의 반발을 줄일 방안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키우고 의료사고에 대한 의사의 법적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안보와 방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아세안에서 실시되는 연합훈련에 적극 참여하고 각국 국방 당국 간 소통도 활성화하겠다. 아세안이 그동안 단합된 목소리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이 불법적 핵 개발을 중단하고 조속히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그는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시장 중 하나다. 디지털 전환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은 아세안의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딥페이크(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이미지 합성) 등 불법 디지털 콘텐츠와 마약 남용에 대한 공동 대응도 촉구했다. 그는 “온라인 불법 콘텐츠와 마약 확산이 양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법치주의를 공유하는 만큼 엄정한 법 집행과 더불어 관계 당국이 긴밀한 정보공유체계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 의제로 싱가포르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육아휴직 확대와 개방적 이민정책 등을 공유하고 공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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