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씨를 협박해 3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구속 기소된 유흥 업소 실장 A씨(30·여)의 지인 B씨가 법정에서 “A씨도 다른 사람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B씨는 인천지법 형사제4단독 곽여산 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제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A씨는) 협박범으로부터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협박 중에는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A씨가 협박범에게 주기 위해 현금이 담긴 쇼핑백을 갖고 (지난해 9월) 인천으로 가겠다고 해 저도 같이 갔다. 협박범이 가족 같은 사이인 A씨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까 걱정돼 동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이씨 측으로부터 받은 3억원을 사익을 위해 쓰려던 것이 아니라 협박범에게 주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B씨는 “협박범은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면서 만날 장소를 계속 변경했다. 마지막으로 한 술집 지하주차장으로 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없는 곳이었다. 다른 장소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 3억원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A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수배 중이었는데도 동승한 이유가 뭐냐’는 검사에게 “(A씨가) 협박에 시달리는 데다 미행까지 당하고 있어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이씨에게 “스마트폰이 해킹돼 협박받고 있다. 협박범의 입을 막으려면 돈이 필요하다”면서 돈을 뜯은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 조사 결과 협박범은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냈던 전직 영화배우 C씨(29·여)로 뒤늦게 드러났다. C씨는 A씨가 필로폰을 투약하고 이씨와 친하게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불법 유심칩을 이용, 해킹범 행세를 했다. 그러나 A씨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자 이씨를 직접 협박, 지난해 10월 13~17일 1억원을 요구해 5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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