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에 김건희 여사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려 재판에 넘겨진 진혜원 검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는 23일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진 검사는 2022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과거 사진과 함께 ‘쥴리 스펠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라는 게시글을 올려 김 여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게시글 말미에 적은 ‘Prosetitute’라는 단어가 ‘매춘부’(Prostitute)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됐다. 그러나 진 검사는 해당 단어가 검찰(Prosecutor)과 조직(Institute)의 합성어로 검찰의 권한 남용을 비판하는 취지라고 반박해왔다.
재판부는 “(게시글은) 피해자가 쥴리라거나 쥴리가 매춘부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적시하고 있지 않다. ‘Prosetitute’는 이 게시글에 앞서 검찰 조직을 비판하는 신조어로 이미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다”며 진 검사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어 “게시물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이른바 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정모씨와 안모씨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기소한 것에 대해 검찰을 비판하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 검사가 SNS를 통해 2021년 3~4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부지 특혜 의혹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조형물 납품 의혹 등을 연상케 하는 글을 올려 비방한 혐의, 댓글이나 ‘좋아요’ 버튼 등을 통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투표를 독려한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페이스북에 지속적으로 정치, 사회, 문화 등 게시글 약 480개를 게시했고 그 중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글은 16개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피고인의 평소 페이스북 활동과 비교해 볼 때 게시물의 게시 방법과 형태에 특별한 차이점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게시글에서는 당시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자의 정책 또는 이미 언론을 통해 수차례 보도된 비리 의혹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이는 자질이나 도덕성 등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그러한 게시글만으로 선거 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진 검사는 이날 선고 후 법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검찰이 거의 하나의 정치 조직, 정당처럼 활동하고 있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포스팅 16개를 기소했지만 공직선거법상 선거 운동 요건에 충족되지 않으니깐 리액션까지 기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체법이나 절차법, 증거법에 대해서 (재판부가) 전부 현명하게 판단해 주셨다”며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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