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말 대전에서 선로(궤도)없이 도로를 주행하는 신교통수단인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TRT)’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대전시는 내년 연말을 목표로 가수원4거리~유성온천4거리 6.2㎞ 구간에서 무궤도 차량시스템 운영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트램·굴절버스의 특성을 융합한 무궤도 차량시스템은 도로와 같은 무궤도 노선을 운행하는 차량이다. 무가선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도심 미관을 해치는 요소가 적을 뿐 아니라 고무바퀴 차량이어서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 환경에 적합하다. 곡선반경은 15m면 운행이 가능해 협소한 도로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 차량은 특히 경전철 수준의 대규모 수송능력을 갖춰 도시철도를 대체하는 주요 간선 교통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최대 200~270여명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양문형 차량이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정류장에서 승하차 할 수 있으며 유지보수도 쉽다. 무엇보다 기존의 도로나 버스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지만 버스전용차로에 신호체계만 정비하면 바로 도입할 수 있다”며 “대전시는 올해 정책 결정 후 내년에 시범사업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강점을 가진 시스템이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신속한 도입을 위해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와 제도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최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교통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신교통수단 도입 방안’이라는 국제 세미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 시스템이 국내에 상용화된 사례가 없었던 만큼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대중교통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그레엄 커리 호주 모나쉬대학 교수는 “신교통수단은 경전철과 유사한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저렴한 건설비용, 낮은 차량 구입비, 짧은 건설 기간 등의 장점을 갖춰 호주에서도 관심이 높다”며 “대전시의 시범사업은 운영계획만 잘 수립한다면 낮은 리스크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정책연구실장은 “신교통수단의 경제적 타당성을 대전3호선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 적용한 결과 트램 대비 경제성(B/C)이 0.55에서 1.34로 대폭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교통수단을 활성화하려면 도시철도에 준하는 국비 확보와 차량 내구연한에 대한 기준 변경 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운행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다른 지자체로의 확산까지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김기용 한국교통안전공단 모빌리티정책처장은 “이 시스템은 기존 교통 시스템이 겪는 교통 혼잡, 서비스 질 문제의 긍정적인 대안”이라며 “유지관리와 면허 제도, 모듈 길이 등 각종 문제를 포괄적으로 검토해서 다른 지자체까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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