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광주 백운광장 지하차도 사업 예산이 한 치 앞도 보지 못한 광주시의 부실행정으로 훨씬 더 늘어나게 됐다.
가뜩이나 세수 부족과 열악한 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가운데 시가 뼈아픈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는 “백운고가도로 철거 이후 착공한 지하차도를 설계 변경하는 과정에서 방재등급 상향 관련 예산을 사전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4일 밝혔다.
시는 백운광장~주월교차로 965m 구간을 일방 2차선으로 설계했다가 양방향이 교통량 분산에 효과적이라는 분석결과를 반영해 왕복 2차로로 도중에 변경했다.
백운광장 지하차도는 2022년 1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가 현재 공정률 42.4%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착공을 목전에 두고 당초 일방 2차로를 양방향 2차로로 실시설계를 바꾸면서 방재등급 기준 역시 기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높여야 했고 각종 시설추가에 따른 예산이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따라 국비 지원은커녕 추가예산을 전액 시비로 자체 부담하게 됐다.
당초 국비 136억 50000만원과 시비 451억 5000만원 등 588억원으로 책정한 사업비는 국토교통부 지하 안전 영향평가 결과를 반영하면 최소 350억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한 방향으로 차량이 통행할 때보다 환풍기 등 환기시설 등을 3배 이상 늘려야 하고 소방설비, 기계실, 비상 탈출 대피로, 중앙분리대도 의무적으로 확충하거나 신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계획 수립 시기에는 ‘위험도로 개선사업’을 명분으로 국비 확보가 가능하던 이 사업의 관련법 규정이 ’지자체 예산부담’ 원칙으로 바뀌면서 추가 예산을 시가 전액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시는 내년 본 예산에 부족분을 반영한다는 방침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예산으로 긴축재정을 꾸리는 살림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게 됐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백운광장 지하차도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2022년 7월 취임 직후 해결을 약속한 ‘5+1’ 현안 중 하나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초기 예산수립 과정에서 시간에 쫓겨 m당 공사비를 단순 평균 단가로만 계산해 착오가 발생했다”며 ”내년 말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적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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