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42)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환자 박모(32·여)씨의 유가족이 고인의 신상과 생전 모습을 공개하며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고인의 부모는 최근 고인이 생전 근무했던 회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 딸은 32세의 젊고 건강한 여성으로 가족의 기쁨이자 희망이었다”며 “(딸은) 다이어트약 중독을 치료하고자 병원에 입원한 지 2주 만에 약물에 의한 장 폐색증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저희는 상상할 수 없는 슬픔과 억울함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제 딸은 입원 전까지 매우 활발하고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한 편이었다”며 “명문대학 대학원생으로 학업에 매진했지만 한때의 잘못된 생각으로 다이어트약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송을 통해 알게 된 부천의 W진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병원은 저희 딸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1인실 감금과 부적절한 약물 처방과 관리로 딸을 잃게 했다”며 “병원 측은 저희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딸이 겪었을 고통과 두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질 듯 아프다”며 “병원의 잘못된 처방과 무책임한 대응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해 진실을 밝혀주시고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은 “의료과실을 철저히 조사해 주시고, 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달라”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병원 의료 시스템을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해 달라. 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명확히 밝혀주시고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고인의 회사 동료들은 고인의 생전 모습과 장례 절차 등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회사를 위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분이셨다”고 추모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5월 27일 오전 3시30분쯤 양재웅씨가 대표로 있는 부천의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한 지 17일 만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됐다.
유가족은 원장 양씨를 포함한 의료진 6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고소했다. 양씨는 “저와 전 의료진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고인과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 계실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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