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이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보고도 방치해 숨지게 한 60대 조카가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유기치사 및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제주시 일도2동 주거지에서 함께 사는 80대 이모 B씨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은 것을 보고도 구호 조치나 신고 없이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치매를 앓고 있는 90대 친모를 숨진 B씨와 같은 방에서 6일간 생활하게 한 혐의도 있다.
A씨의 엽기적인 행각은 지난 7일 B씨의 손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A씨는 신고 당일 주거지로 전화를 건 B씨 손자에게 “할머니가 위독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B씨는 이미 사망 후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B씨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잠정 파악됐으며 숨진 지 6일 정도 지나 발견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B씨가 쓰러진 직후 곧바로 119로 병원에 이송됐다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지난 16일 체포영장을 발부해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이모가 쓰러져 가쁜 숨을 쉬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괜찮을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알코올 의존증에 빠져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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