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자유·반통일 세력’을 언급한 것에 대해 “국민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야당 인사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친일파의 숙주가 아닌 몸통” “친일·매국 정권” 등 격한 비난의 목소리도 숨기지 않았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통합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기초로 미래로 나아가야 될 텐데, 아직도 통치 이념을 잘못된 이념에만 국한해 철저하게 편 가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당대표 직무대행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해서도 “애국보수단체들도 반대하고 있는데 이거에 대한 인식이 지금 전혀 없다”며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식을 갖지 못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친일 매국 정권이라는 국민의 성난 목소리에 아예 귀를 닫은 모양”이라며 “아니면 내재된 친일 DNA를 숨길 수 없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광복절 경축사는 모두에서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술했지만 틀에 박힌 문장에서 진심이라곤 한톨도 읽어낼 수 없었다”며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일제’ 또는 ‘일본’이라는 표현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독립과 광복 과정을 기술한 내용에서는 전무하고, 통일 얘기를 시작하면서 ‘일제의 패망’이라고 딱 한번 쓰고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복절 경축사에서 확인한 윤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은 목불인견”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 분열을 획책했지만 국민은 반(反)윤석열로 통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경축사를 듣고 오늘이 며칠인지 의아했다”며 “일본 제국주의 침탈과 위안부, 강제징용, 독립투사들에 대한 위로, 일본에 대한 사과 요구는 단 한 줄도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쯤 되면 윤 대통령은 뉴라이트, 친일파 숙주가 아니라 몸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며 “일본은 더 이상 수탈과 인권 유린 등 강점기 잘못을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오늘 준 것인가. ‘피로 쓴 역사를 혀로 지울 수 없다’는 이종찬 광복회장 말씀을 윤 대통령에게 크게 들려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8·15 통일독트린’을 발표하며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다. 진실의 힘으로 무장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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