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단가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CJ제일제당과 쿠팡이 1년 8개월만에 다시 손을 잡는다.
14일 CJ제일제당과 쿠팡에 따르면 이날부터 햇반과 비비고, 스팸, 백설 등 CJ제일제당의 상품들의 로켓배송 판매가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우선 냉장·신선식품을 시작으로, 가공·즉석식품과 양념류까지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다음달 말쯤 CJ제일제당의 주요 브랜드 전체 상품을 쿠팡 로켓 배송을 통해 살 수 있게 된다.
로켓배송 판매는 쿠팡이 CJ제일제당으로부터 제품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가 이 같은 직거래를 재개하는 건 1년 8개월 만이다.
쿠팡은 CJ제일제당과 납품가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2022년 12월부터 발주를 중단했다. 햇반 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은 ‘쿠팡의 마진이 지나치게 높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CJ제일제당이 다른 유통채널과 손을 잡으며 ‘반(反)쿠팡연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자, 쿠팡 측이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중소·중견기업 제품이 잘 나간다’는 이례적인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그동안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반복했던 두 회사는 올해 초부터 거래 재개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더 강화하기 위해 쿠팡과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을 오랫동안 고대해왔다”며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생활건강도 쿠팡과 납품가 문제로 직거래를 중단했다가 4년 9개월 만인 지난 1월 중순부터 거래를 재개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공세를 펼치자 쿠팡이 위기감을 느끼고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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