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데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집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하마스 기습과 관련해 이스라엘 국민에게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 물론”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깊이 사과한다(I am sorry, deeply)”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책임이 얼마나 있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이 일을 다루는 것은 실수다. 우리는 7개 전선을 둔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우리는 승리라는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에 기습당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건 처음이다. 그러나 기습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선 사실상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초기인 지난해 10월 28일 하마스 공격을 예상하지 못한 군 지휘부에 화살을 돌렸다가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튿날 발언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서 “언급하지 않겠다”며 거듭 답을 피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니예 암살에도 하마스와 휴전·인질석방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합의에 반대하는 일부 극단적인 부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협상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본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가능하다면 내일이라도 전쟁을 끝내고 싶다”며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고 추방된다면 즉시 종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의 목표가 달성되기 전까지는 휴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스라엘인 72%가 네타냐후의 사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말에 “내가 이스라엘을 안보와 번영의 미래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 한 총리로 남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총리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내가 국가를 지키고 승리로 가는 길을 보장하는 노력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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