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학 졸업생이 자신의 이력서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다가 이를 본 의류업체에 취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력서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다 구직에 성공한 쑹지얼(21)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쑹씨는 올해 중국 중부 후베이성에 있는 우한대학교 지리학부를 졸업했다.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 인턴십을 하려고 여러 차례 구직에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후 자신의 고향에 사는 노인들이 광고 표지판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에 착안해 티셔츠에 이력서를 새기기로 했다.
티셔츠 앞면에는 ‘2024년 졸업생 구직 중. 뒷면을 봐주세요’라는 문구를, 뒷면에는 이력서를 넣었다. 이력서에는 이름과 대학, 전공, 학생 활동 등이 포함됐다.
그는 ‘관심 있는 인사팀 직원들, 네트워킹을 원하는 졸업생들은 스캔하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QR코드도 삽입했다.
쑹씨는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 “거리의 수많은 행인 사이에서 나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 같았다”고 회고했다.
한 행인이 이력서 티셔츠 차림으로 기차를 타고 후베이로 돌아가는 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은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서 조회수 38만5000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이를 본 여러 기업이 쑹씨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그는 그중 한 의류 업체에서 인턴십을 하게 됐다.
쑹씨는 샤오홍슈에 “면접을 위해 회사에 갔더니 한 직원이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이게 당신이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당신은 소셜미디어 분야에서 일해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그는 바이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재능이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 청년층은 최근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6월 21.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황한 중국 정부가 그해 7월 통계 발표를 중단한 뒤 올해 1월부터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통계치를 내고 있지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최근 중국 청년 실업률은 18%를 웃돌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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