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9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정부에 새로운 휴전안을 제시했으며, 양측이 협상을 위한 기본 합의 직전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3일(현지시간)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한 기본 합의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합의를 위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앞서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중재자들과 몇 가지 생각을 교환했다”고 밝히며, 휴전 의지를 드러냈다. 하마스 협상대표인 바셈 나임은 CNN에 “우리는 완전한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확보하기 위한 몇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성명을 내고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가 주도하는 협상팀이 미국, 카타르, 이집트로부터 하마스가 제시한 새 휴전안을 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휴전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단계 휴전안 제안에도 진전이 없었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긴장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31일 6주간의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밀집지역 철수, 여성·노약자 등 일부 인질 교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하마스의 모든 인질 석방, 가자지구 재건 등을 골자로 한 휴전안을 제시하며 양측에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CNN은 합의 체결을 위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및 석방 순서 등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데 몇 주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협상단은 향후 며칠간 이스라엘 지도부를 만나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 가족포럼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질 석방 협상에 실패할 경우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포럼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인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인질 귀환을 위한 완전한 거래에 찬성한다는 것을 거듭해서 보여줬다”며 “이 정부 장관들이 이 거래를 다시 망치도록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계속된 방치냐, 구조·복원을 위한 단호한 행동이냐’라는 임기 중 가장 높은 도덕적 시험에 직면했다”며 “인질들이 완전히 돌아오든지 아니면 모든 이스라엘 시민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에서도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휴전이 최선이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에 대비해 병력을 재집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고위 장성들이 하마스가 당분간 권력을 유지하더라도 가자 휴전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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