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자신을 돌봐준 삼촌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6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 남성은 지능이 7세 수준으로 낮고 평소 조현병 증세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수원지법 형사제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과 함께 치료 감호, 전자 장치 부착 20년 명령을 구형했다. 검찰은 “자신을 오랜 기간 보살핀 삼촌을 살해해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족과 합의되지 않았으며 정신 감정 결과 심신 장애가 있는 점, 재범 위험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7세 정도 지능에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른다”면서 “조현병으로 인해 이 사건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월 31일~2월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주택에서 함께 살던 삼촌 70대 B씨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B씨 명의의 임대 주택에서 30여년간 함께 살아왔다. 범행 이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이불로 둘둘 감아 발코니에 방치해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B씨 아들의 경찰 신고로 드러났다. B씨 아들은 지난 7일 ‘집안에서 벨 소리가 들리는데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소방과 함께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발코니에 있는 B씨 시신을 발견했다. 안에 있던 A씨는 긴급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의 마지막 통화 기록이 1월 31일인 점을 바탕으로 A씨가 이날부터 2월 7일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선고는 내달 22일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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