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세대가 향후 11년 동안 은퇴하면 연간 국내 경제성장률이 최대 0.3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1일 펴낸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60대 남녀고용률이 지난해 수준(남 68.8%, 여 48.3%)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법정은퇴연령에 진입하는 2024~2034년 사이 경제성장률이 연 평균 0.38%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18.6%(954만명)로 단일 세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앞서 1차 베이비부머(1995~1963년생·705만명)의 은퇴연령진입은 완료됐다. 이들의 은퇴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로 2015~2023년 중 연간 경제성장률은 0.33%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경제성장이 본격화된 시기에 성장한 2차 베이비부머는 근로 의욕이 강하고, 교육 수준도 높아 정책적 지원을 통해 이들에 대한 고용률을 높일 경우 성장률 하락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10년간 60세 이상 고용률 상승세가 이어지는 시나리오(2034년 남 74.7%, 여 57.5%)에선 성장률 하락 폭은 0.24%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본처럼 고령자 고용안정법 개정(2006년)으로 60대 남녀 고용률 상승세가 국내에 재연될 경우(2034년 남 78.9%, 여 61.7%) 성장률 하락 폭은 0.16%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2차 베이비부머의 경우 양호한 교육 수준과 IT 활용 능력 등 비교적 높은 인적 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이 재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된다면 미스매치가 줄어들면서 성장 잠재력 추가 하락 정도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등 실물 자산 비중이 높은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주택연금 등) 등의 활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득 불확실성 등은 계속 근로 기회 증가 등으로 완화할 수 있는 만큼 공적연금 제도 개선 및 개인연금 확대 등의 노력이 더해지면 소비 수요를 확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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