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최윤종(31)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4-3부(재판장 임종효)는 12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부인하지만 범행 당시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인식하고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릇된 욕망 해소를 위해 흉악한 범행을 준비해 실행했고, 범행을 중지하고 피해자의 생명을 침해하지 않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도 살인에 이르러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해 사회에서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 주장에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형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의 반성 없는 태도에 대해서도 질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반성문에는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건강 등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이라며 “과연 진정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는지,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죄책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잠재울 수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등산로에서 성폭행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최씨는 철제 너클을 낀 채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을 졸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20여분간 방치된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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