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 가운데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나온 수치도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때문에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직접 검사할 수 없었다. 본인은 음주 여부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음주 후 시간 등으로 계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한 결과값을 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이었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조 청장은 “경찰에서 계산한 값이 있고 의뢰해서 받은 값도 있었다. 검찰 송치 시에는 유죄판결 받을 수 있도록 위드마크 공식 결과값 중 가장 보수적인 데이터를 적용했다”면서 “가장 낮은 수치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음주운전 기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또 음주운전 단속 방해 행위 대책과 관련해 “국회에서 입법 논의할 필요성이 있는 주제”라면서도 “최소한 경찰 단계에서는 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주 운전 뒤 (경찰의 측정을 피한 상태에서) 법망을 피하기 위해 또 술을 마신 경우 “그 뒤에 숫자(사후 음주량)를 감안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김씨 측이 ‘경찰 수사를 받으며 취재진에 노출돼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피의자를 포함해 강남경찰서에 출입하는 사건 관계자들은 모두 정문으로 들어가 정문으로 나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공개 출석은) 강남경찰서에서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면서 “(귀가 시엔) 서울청에서 바로잡아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퇴청한 것이다. 다른 피의자들과 같은 수준으로 출석과 퇴장을 요구한 것을 인권침해라고 하면 나머지도 다 비공개 출석하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씨 측은 지난달 21일 경찰에 비공개 출석을 요청하고 경찰서 지하주차장으로 몰래 들어가 조사를 받았으나 귀가 때 경찰이 정문으로 나가게 하자 ‘취재진 앞에 설 수 없다’며 6시간을 버틴 끝에 나왔다. 김씨 측은 ‘비공개 귀가에 경찰이 협조하지 않은 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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