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 미끄럼틀에 뾰족한 가위를 꽂아놓고 달아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군(16)을 형사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A군은 전날 오전 3시∼3시 30분쯤 또래인 B군과 함께 경기도 화성시 송산동 한솔 어린이공원에서 원통형 미끄럼틀에 라이터로 열을 가하고, 주방용 가위를 꽂아 손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7시40분쯤 공원을 지나가던 행인이 “미끄럼틀에 가위가 꽂혀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범행 시간부터 목격자 신고까지의 간격이 16시간가량이지만, 다행히 다친 어린이는 없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한 추적 끝에 이튿날인 이날 오전 A군을 검거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삼아 한 짓”이라며 혐의를 인정했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B군에 대해서는 SNS를 통해 사건 당일 만난 사이여서 이름 외에 사는 곳이나 다니는 학교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A군은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등이 미끄럼틀 상부에 가위를 꽂아놔서 누구나 위험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상자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군과 범행을 함께한 B군도 신속히 검거해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성시 놀이터 테러’라는 제목의 글로 공유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올린 사진에는 불로 그을린 미끄럼틀에 뾰족한 주방가위가 꽂혀 있는 모습이 담겼다. 네티즌은 “우리 아이가 자주 가는 곳인데 정말 무섭다” “불로 구멍을 내서 가위를 꽂을 정도면 정말 악의적인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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