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집중되는 압수수색, 왜 중요한가요?

드라마를 보면 검사나 수사관이 갑자기 우르르 몰려 들어와서는 “압수수색 영장입니다”라고 말을 하며 압수수색을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방이나 사무실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사팀. 커다란 박스에 물건들을 쓸어 담는 모습, 그리고 이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압수수색 대상자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지요.

이와 같은 압수수색을 하는 기관은 다양합니다. 경찰, 해양경찰, 특별사법경찰,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들은 사안의 경중에 따라 압수수색을 진행합니다. 모든 사건을 압수수색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수사기관들은 매일 접수되는 고소장, 고발장, 진정서, 신고서, 투서 등을 확인하여 사건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판단합니다. 신속하게 검토하여 바로 처리해야 하는 것인지, 고소인이나 고발인을 불러서 추가로 이야기를 들어 볼 것인지, 자료를 제출받아 고소, 고발내용을 보충해야 하는 것인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들어가야 할 것인지를 검토하는 것이지요.

모든 사건들에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어 수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한정된 수사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지요. 이때 고소, 고발인을 수사기관으로 불러 내용을 확인한다거나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반면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로 나아갈지 여부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수많은 사건 중에 중요하고 시급한 사건에 한정하여 압수수색이 진행됩니다.


수사기관은 먼저 압수수색이 필요한 정도로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지, 그리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해야 할 자료들이 범죄와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판단한 후 영장을 청구합니다. 영장을 발부하는 주체는 판사이고, 엄격한 기준으로 청구가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검사는 영장을 청구하면서 강제수사가 필요한 이유를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때 영장청구서와 함께 수백 페이지,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양의 수사보고와 증거자료 등이 법원에 들어갑니다. 강제수사란 누구든 숨기고 싶은 내밀한 영역까지 파고드는 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권침해를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판사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고, 수사기관은 원하는 내용의 영장을 받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어 자료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일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발부받은 영장을 가지고 집행한 압수수색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초긴장 상태에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압수수색을 합니다. “무조건 단서를 찾겠다”, “1개라도 걸려라” 등 이 압수수색에 나서는 수사기관의 심정입니다.

압수수색을 많이 하다 보면 어디에서 뭐가 나올지 대략적으로 예상을 할 수 있지만 때로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에서 증거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수사관들은 작은 단서라도 찾아내기 위해 애를 씁니다.

실제로 초기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1개의 증거로 유죄가 선고된 사건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중요하지 않은 단서라고 해도,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여러 명의 당사자가 제각각 다른 진술을 할 때, 누구의 말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열쇠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압수수색은 수사의 본격적인 시작이며 유죄와 무죄가 구분되는 시발점입니다. 수많은 사건 중 극히 일부의 사건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압수수색에 나서는 수사기관은 필사적으로 단서를 찾으려 합니다. 이러첨 압수수색은 매우 중요한 수사절차입니다.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LKB & Patners 형사대응팀, 디지털포렌식팀 소속. 국회, 검찰청, 선거관리위원회, 정부 부처, 교육청, 기업 본사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연계 조기조정위원, 대법원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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