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 지우고 병원 나와라”… 전공의 필독 행동지침 시끌

입력 : 2024-02-19 06:43/수정 : 2024-02-19 10:10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사진=권현구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한 전공의들이 사직 전 일부 자료를 지우거나 수정하라는 내용을 공유하자 누리꾼 사이에서 “일부러 인수인계를 방해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의사들은 “내가 만든 처방 자료는 개인 권한”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누리꾼은 “엄연히 병원에 귀속된 자료”고 맞받아쳤다.

지난 18일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의사들 대단하다. 기업자료 지우고 도망가기”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도 세브란스병원 근무자였다.

글쓴이는 의사 커뮤니티 앱인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공지 글도 첨부했다. ‘[중요]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고 적힌 제목 아래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필수처방약을 처방하기 쉽게 묶어놓은 세트)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까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블라인드

이를 두고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의사들은 “(남아있는) 인력이 전공의 ID로 처방 오더를 내리면 책임을 전공의가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국민에게 최대로 피해 주기로 작정한 것 아니냐”라는 입장이다.

한 의사는 블라인드에서 “세트오더는 개인이 자기 일할 때 편하려고 정리해둔 것이라 지운다고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를 본 변호사는 “기업 직원이 출근해서 회사 컴퓨터로 만든 자료는 모두 기업 소유”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대기업 직원도 “사기업에서 저렇게 했다간 바로 고소당한다. ‘지우는 게 아니라 제멋대로 바꾸라’고 했는데 이게 과연 개인 자료냐. 누가 봐도 후임이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국민에게 어떻게든 최대한 피해를 주겠다는 것 아니냐” “환자들 죽으라는 거냐. 저러다 처방 잘못돼서 환자에게 문제 생기면 어떡하냐”는 반응이 있었다. 다만 이에 대해 의사들은 “내가 (처방)오더 낼 때 편하려고 저장해둔 단축키를 말하는 것”이라며 환자 인수인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맞섰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