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국제선 여객수 대항항공·아시아나 사상 첫 역전

입력 : 2023-12-03 17:30/수정 : 2023-12-04 20:44

올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비행기로 해외를 오간 여객 수가 사상 처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승객 수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과 장거리 노선에 집중한 대형사와 달리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전략이 팬데믹 3년간 누적된 ‘보복여행’ 수요를 대거 흡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3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국내 LCC 9개사의 국제선 항공기 여객은 1951만9351명으로 이 기간 전체 국제선 여객 5506만7363명의 35.5%를 차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친 1841만7514명(33.5%)을 110만2000명가량 웃돈다. 외국계 항공사 국제선 이용객(1713만498명)보다는 240만명 가까이 많다.

지금 추세가 이달까지 이어지면 올해 연간 LCC 국제선 여객 수는 2003년 국내 LCC 첫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형 항공사를 넘어서게 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전 해외여행이 유행했던 시절에도 LCC가 풀서비스항공사(FSC)로 불리는 대형 국적 항공사를 제친 적은 없었다. 종전 최대 점유율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의 29.5%로 이때도 FSC 2개사(37.5%)의 입지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LCC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LCC 등장 10년째인 2013년 9.6%에서 3년 만에 2016년 19.6%, 다시 2년 만에 2018년 29.2%로 빠르게 앞자리를 높였다. 이 수치는 2019년을 정점으로 팬데믹 2년차인 2021년 6.5%까지 주저앉았다.

이때 FSC의 점유율은 51.0%로 2014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50%대를 기록했지만 해외여행자 자체가 거의 증발한 상황이라 점유율 확대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웠다. 2019년 9038만5640명이었던 국제선 전체 여객 수는 2021년 321만명 정도로 줄었다. 2021년 국제선 이용자는 LCC가 20만7377명, FSC도 163만8278명에 불과했다.

팬데믹 종료 후 LCC가 FSC의 점유율을 따라잡는 속도는 과거보다 빨라졌다. 본격적인 국경 봉쇄 해제로 해외여행이 재개된 지난해 LCC가 전체 국제선 여객의 23.1%를 수송하는 동안 FSC의 점유율은 41.1%로 내려앉았다. 해외여행객이 폭증한 올해는 지난 10개월간 수치가 역전됐다. 올해 LCC의 2019년 대비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약 73%로 대형 항공사(54%)나 외항사(57%)를 크게 웃돈다.

항공업계는 엔데믹 전략에서 차이를 찾는다. LCC는 대형사가 미주 등 장거리 노선과 화물 시장에 주력하는 동안 일본과 동남아 등 주요 관광 노선을 재개하며 해외여행 수요에 부응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기업결합을 진행 중인 탓에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점도 점유율 방어에 고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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