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의 핵심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 정전협정 70주년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포고문을 내고 “올해는 1950~53년 나란히 싸운 미군과 한국군 장병들이 맺은, 부술 수 없는 유대관계인 한·미동맹 70주년”이라며 “이들 애국자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위험과 결핍을 견디고 전쟁과 죽음을 마주해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오늘 누리는 안보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싸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그들이 봉사·희생한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서약을 새롭게 하자”며 “한국과의 동맹이 계속해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함께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의 동맹이 국경을 공유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안보, 자유 등 가치를 공유하는 데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엄숙히 상기시켜주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치는 여전히 한반도에서 함께하는 한·미 장병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가 공유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방한한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27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합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환대하는 한국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1951년 18세의 나이에 미 해병대 기관총병으로 참전했던 도널드 레이드(91)씨는 “전쟁 당시에는 한국이 황폐해져 미래가 없어 보였고 발전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동안 한국이 발전을 이뤄내 놀랍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배경은 한국인의 정신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전우들을 추모했다. 윌리엄 로버트슨(92·캐나다)씨는 “낙동강 건너편에서 전사한 전우 윌리엄 월든이 묻혀 있는 곳을 방문했는데, 10살쯤 된 동네 꼬마가 꽃으로 배지를 만들어 전우 묘에 올려줬다”며 “아름다운 의식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을 위해 싸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격전지였던 후크고지 전투에 참전했던 로널드 워커(89·호주)씨는 “미국군을 방어하고 중공군으로부터 한국군을 보호하는 게 임무였다”며 “참전용사들을 기억해줘서 고맙고,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굉장히 영광”이라고 말했다.
리차드 카터(92·영국)씨는 전쟁 당시 찍은 한국의 사진들을 취재진에 꺼내 보이며 “전쟁 이후 처음 방한했는데 한국의 발전된 모습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발전은 다른 곳에서도 따라야 할 모범이고, 이는 통일로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통일이 빠른 미래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서로 화해하고 양보할 수 있는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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