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탑승 시위를 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7일 서울시의 전장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매일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서울지하철 9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387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자리에서 “이제는 (버스 시위를) 매일매일 하겠다”며 “서울 전역에서 나 혼자라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버스전용차로로 내려와 버스 앞을 가로막았다면, 이제는 ‘계단 버스’에 탑승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버스 승강장에 서서 계단 버스에 정확하게 태워달라고 하겠다”면서 “태워주지 않으면 기어서라도 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버스 앞을 막고 태워달라는 게 아니다. 버스 탈 권리가 있는 시민으로서 계단 버스에 우릴 태워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에게 전장연 탄압을 멈추고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버스 행동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멈추고 제대로 된 대화로 복귀해야 멈출 수 있다”며 “전장연은 서울시의 적군이 아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종로1가,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5차례 버스 앞을 가로막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그는 지난 14일 체포됐다가 이튿날 석방되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 정류장에서 6번째 시위를 벌이며 계단 버스 탑승을 시도했으나 경찰들에 의해 강제 하차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버스정류장에서 시위를 벌이며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규식 공동대표와 유진우 활동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15분쯤부터 35분간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중앙버스정류장에서 미신고 집회를 한 뒤 107번 시내버스에 올라타 계단에 누운 채로 약 4분간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집시법 위반·업무방해)를 받는다.
유 활동가는 이 대표를 검거하려는 경찰관 팔을 깨문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한편 서울시는 버스 시위를 한 전장연을 상대로 관할 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동시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운수회사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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