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을 개 구충제 등으로 위장해 밀수입하는 범행에 가담한 마약 운반책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32)에게 최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와 공범들에게 1억원의 추징 명령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3월 22일 공범 B씨의 지시에 따라 태국으로 건너가 개 구충제로 위장한 5000만원상당의 필로폰 1㎏을 건네받고, 국내로 반입해 공항에서 대기하던 다른 공범에게 전달했다. 닷새 뒤에도 같은 일당이 태국에서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 1㎏을 공항 입국장에서 건네받았다.
비슷한 시기 일당이 등산용 가방에 숨겨 들여온 필로폰 약 2㎏(1억원 상당)을 국내 공항에서 전달받기로 모의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인터넷 구직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021년 3월 동남아시아에서 21만명가량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6.3㎏을 밀수해 국내에서 유통한 마약판매 조직원 등 20명을 적발했는데, A씨도 당시 검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마약 운반·전달의 역할을 담당했을 뿐 전체 범행을 총괄하거나 주도하는 지위에 있지는 않았다”면서도 “마약류 수입 범행은 마약의 확산과 그로 인한 추가 범죄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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