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간부와 그의 초등학생 딸이 탈모로 고통받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군은 13일 해군본부 군수참모부 소속 유에리 소령이 이날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장유정 양과 함께 ‘어머나 운동본부’에 머리카락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어머나 운동본부는 일반인들로부터 25㎝ 이상의 머리카락을 기부받아 소아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가발을 제작·기증하는 단체다. 어머나 운동본부의 ‘어머나’는 ‘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이다.
유 소령은 2017년 기뢰부설함 ‘원산함’ 기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우연히 소아암 환우 관련 보도를 접한 후 아이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다가 모발 기부를 알게 됐다. 이후 오랜 기간 길러온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를 시작했다.
유 소령의 딸 장유정 양도 모친을 따라 2018년부터 기부에 동참했다. 이어 2021년, 올해까지 나란히 세번째 머리카락 기부를 이어왔다.
유 소령 모녀는 건강한 모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파마나 염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면역력이 약한 어린 환자들의 피부에 부담이 될까 봐 머리를 말릴 때도 손상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양은 “내 머리카락이 아픈 친구들의 웃음을 찾아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편식도 하지 않고 깨끗하게 머리카락을 길러 친구들에게 또 나눠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소령은 “저와 딸의 작은 노력이 소아암 환자들에게 소중한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며 “군인의 본분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듯,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어려운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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