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최초 요구안의 수정안을 4일 각각 제시했다. 최초 요구안의 시급에서 노동계는 80원을 내렸고, 경영계는 30원을 올려 적어냈다. 크게 좁히지 못한 입장차에 따라 양측의 합의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수정 요구안으로 노동계는 1만2130원, 경영계는 9650원을 각각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이다.
노동계는 앞서 내수 소비 활성화, 임금 불평등 해소,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6.9% 인상한 시급 1만2210원을 요구했다. 월급(총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환산하면 253만5170원이다. 노동계의 이날 수정안은 최초 요구안보다 시급을 기준으로 80원 내려갔다.
경영계는 영세사업장의 임금 지급 능력,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소득분배 개선 효과의 불투명성을 앞세워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해왔다. 올해 최저임금보다 30원(0.3%)을 올린 수정안을 이날 들고 왔다. 시급 9650원은 월급(총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환산하면 201만6850원이다.
최저임금 논의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초 요구안에서 회의마다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서 좁히지 못한 입장차에 따라 재수정안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이견이 평행선을 그리면 최저임금은 공익위원이 설정한 심의 촉진 구간 안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
최저임금위는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해 이달 중순까지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하게 된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후 법정 시한을 지킨 사례는 9차례뿐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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