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성 BJ 아영(본명 변아영·33)이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부부 아내가 구타나 고문은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온라인에 따르면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씨는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에서 국내 한 방송사 관계자를 인용해 “현지 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중국인 부부를 만났는데 그중 아내가 ‘고인의 시신을 유기한 것까지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해하거나 고문, 구타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부부가 아영양의 시신을 왜 유기했는지, 어떤 계기로 사망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면서도 “유가족들의 입장과 고인의 명예가 있어서 (자세한 경위에 대해선)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인의 유가족 세 명은 캄보디아 현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영양과 유독 사이가 좋았던 아버지는 너무 큰 충격으로 인해 어떠한 입장 표명과 접촉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얼굴이나 몸 등에 구타의 흔적이 있었다는데 고인의 사망 전 생긴 상처인지 사망 이후 유기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구체적인 부검이 필요하다”며 “유족은 부검을 원치 않았으나 대사관 측의 적극적인 설득 끝에 입장을 바꿨다. 현지 상황을 고려할 때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캄보디아 검찰이 30대 중국인 부부에게 적용한 ‘고문이나 잔혹행위 혹은 강간이 수반된 살인’ 혐의는 현지 사법체계상 기소 때 적용하는 혐의 범주에 해당할 뿐, 구체적인 혐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과 폭행 등을 ‘사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시신 발견 당시 아영의 얼굴과 몸 등에 구타의 흔적이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나 출혈 소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시신이 48시간 동안 물웅덩이에 잠겨 있는 과정에서 변형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앞서 지난 2일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난 아영은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 웅덩이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경찰은 아영이 방문했던 병원을 운영하는 30대 중국인 부부를 시신 유기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중국인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변씨가 수액과 혈청주사를 맞다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 당국은 이들 부부를 기소했는데 ‘고문이 동반된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해당 내용이 사실로 굳어졌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부부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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