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김모 이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오발사고’라고 보고했던 상관을 22일 군검찰에 허위보고죄로 고발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부중대장과 B하사가 사실과 다른 보고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군 경찰이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이병은 지난해 11월 28일 강원 인제군 GOP에서 경계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졌다.
센터가 공개한 지난 2월 9일자 육군수사단 수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지난해 11월28일 오후 8시45분쯤 A부중대장은 상황간부로부터 ‘머리에 총을 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유선보고를 받았다. A부중대장은 1분 뒤 소속 중대장에게 “오발사고가 난 것 같다”고 보고했다.
김 이병을 괴롭혔던 가해자 중 하나인 B하사는 같은 날 오후 8시52분 대대 화상회의에서 ‘라이트를 받아 넣다가 우의에 걸려 1발이 발사됐다’는 취지로 보고하기도 했다.
센터와 유족은 강원경찰청이 지난 4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일부를 불송치한 데 대해서도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는 일부 가해자의 괴롭힘 행위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은 관계자는 “유족 측 고소를 접수해 당시 사건 기록을 확인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필요한 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육군이 지난 2월에도 밝혔듯이 B하사의 오발 보고는 사단에서 원인미상 총상으로 정정됐고, 허위 보고된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군사경찰은 사건 당시 김 이병이 집단 괴롭힘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가해자로 지목된 8명을 민간 경찰로 넘겨 조사받게 했다. 경찰은 가해자 4명을 초병협박·강요·모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부대원 4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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