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 주택 1139채를 사들여 전세사기를 벌이다 사망한 ‘빌라왕’ 김모(42)씨의 공범 2명이 구속됐다. 김씨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 중 첫 구속 사례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본 세입자는 347명으로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만 542억원에 달한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빌라왕 김씨의 직원이었던 A씨(42)와 인천의 부동산 중개보조원 B(38)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바지 임대인’ C씨(63)도 추가로 적발해 함께 구속했다.
A씨와 B씨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사기를 벌였던 김씨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김씨가 주택 220채의 전세보증금 약 372억원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김씨를 대리해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맺는 등 전세 사기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롭게 매입할 주택을 김씨에게 알선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김씨의 무자본 갭투자 수법을 그대로 따라해 따로 전세사기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 B씨는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C씨에게 무자본 갭투자가 가능한 주택 127채의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주택 1채당 100만~130만원씩 받아 약 1억5000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챙겼다.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은 약 170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약 542억원의 전세보증금 편취한 이 같은 사기 범행으로 A씨는 약 3억원, B씨는 약 7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숨진채 발견된 빌라왕 김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도권 일대 빌라와 오피스테 1139채를 사들여 전세사기 피해를 유발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경찰은 그동안 김씨 관련 전세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분양대행업자와 부동산 중개인 등 18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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