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장 기간 미국 출장 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나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별도로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DSA) 부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루 바글리노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함께 했다.
머스크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뿐 아니라 차세대 위성통신(스타링크), 우주탐사(스페이스X), 차세대 모빌리티(하이퍼루프), 인공지능(뉴럴링크·오픈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기업을 이끌고 있다.
삼성과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IT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둘의 면담이 삼성의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영토 확장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경험을 토대로 자율주행 카메라 및 S/W 개발 기업 ‘모빌아이’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을 따내는 등 전장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은 내년 4000억 달러(약 520조원), 2028년 7000억 달러(약 9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회장은 22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역대 최장 기간 해외 출장이다.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바이오·제약, 첨단 ICT, 인공지능(AI), 차세대 모빌리티 기업 CEO 20여명을 만났다.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횡단하며 존슨앤존슨, BM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인과 회동했다.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CEO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출장 기간 동안 매일 한 명 이상의 ‘빅 샷(중요 인물)’을 만나는 강행군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단절됐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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