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 한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30대 중국 교포가 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장수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특수협박 등 혐의를 받는 A씨(39·중국 국적)에 대한 구속영장을 12일 발부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0일 시흥 한 영구임대 아파트 4층에서 이웃인 40대 B씨를 목 졸라 기절시키고, 흉기로 한 차례 찌른 후 13층으로 올라가 다른 이웃 70대 여성 C씨와 60대 D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C씨와 D씨는 숨졌으며 B씨는 크게 다쳤다.
피해자 모두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었다. A씨는 B씨와 인터넷 도박을 함께하던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 소개로 인터넷 도박을 시작한 뒤 8000만원 상당을 잃었고, 사건 당일에도 160만원 정도를 추가로 잃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에 화가 나 B씨와 다퉜고, 흉기를 휘둘렀다고 한다.
A씨는 직후 평소 감정이 좋지 았던 다른 이웃들도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우선 7층과 14층에 사는 이웃을 찾아갔지만, 부재 중인 상태였다. 이에 A씨는 13층으로 가 C씨를 살해하고, 그 옆집에 사는 D씨도 살해했다. A씨는 인터넷 도박을 하기 위해 종종 C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썼고, D씨와는 가끔 화투 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택시를 불러 달라”고 협박했다. A씨는 학생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늘 내가 3명을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가 사망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A씨는 2010년 국내로 들어와 이듬해 한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별다른 직업이 없던 A씨는 지난해 10월쯤부터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거주해왔다. 해당 아파트는 한국 국적 친척이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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