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건강검진센터 등 여자 화장실 비데에 설치됐던 몰래카메라로 인한 불법촬영 피해자가 11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송치된 40대 남성 A씨는 올해 1월부터 한 달여간 해당 검진센터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했는데, 그의 휴대전화 5대와 노트북을 디지털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1120명에 달한다고 2일 JTBC가 보도했다. 당초 150건의 피해만 확인됐었는데 그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던 A씨는 드라이버와 전선 등 공구를 미리 챙긴 뒤 여자 화장실 변기 비데에 구멍을 뚫어 초소형 카메라를 숨겼다. 검진센터 측은 적발 직후 비데를 모두 교체했다고 한다. A씨는 해당 검진센터 외에도 2019년부터 경찰에 붙잡힐 때까지 서울 시내 빌딩 세 곳의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강간미수를 포함해 세 번의 성범죄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촬영 적발 당시에도 지하철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A씨는 영상물을 일반 폴더가 아닌 휴지통 폴더에 날짜와 시간별로 분류해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의 계좌 등을 추적했지만 불법촬영물 판매 정황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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