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한국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폴란드를 통한 한국산 포탄 우회 지원 방안도 한국 정부와 여러 차례 논의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자사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절실하게 필요한 탄약을 더 공급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포탄 재고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리는 무기 인도와 탄약 전달에 대해 한국과 대화했다. 하지만 미국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반응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공격적 대응에 맞서 미국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한국에 확신시키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더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지난 몇 달 동안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일종의 안전보장을 하고 개입하는 것 등이 없이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한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발언은 폴란드가 한국산 포탄을 자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한국이 러시아 등의 공격적 대응을 우려해 이를 꺼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폴란드는 한국과의 합의 없이는 무기류를 (우크라이나로) 절대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폴란드는 한국에서 많은 무기 시스템을 사들였지만, 우크라이나에 보낼 포탄을 한국에서 구매하려면 미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온라인상에 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에는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에게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155㎜ 포탄 33만 발을 폴란드에 판매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하지 않고 폴란드를 통해 우회 지원할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이 전 비서관은 폴란드가 포탄의 ‘최종 사용자’로 불리는 것에 동의하고, 폴란드가 어떻게 할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미 정보당국 문건이 상당수 위조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한국산 155㎜ 포탄 50만 발을 대여 형식으로 제공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지난달 한국 정부·방위산업 업체와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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