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이 보장된다고 꼬드겨 비상장 주식을 구매하게 유도한 뒤 투자금 177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1심에서 전원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기소된 사기단 총책 A씨에게 최근 징역 12년에 벌금 5억원이 선고됐다. 추징금 61억여원도 명령했다.
총책 외에 사기단에서 영업 총괄관리자, 현금인출책, 중간관리자 등의 역할을 맡은 공범 13명에게도 징역 2년6개월에서 8년의 실형과 150만원에서 3억여원의 추징금이 각각 선고됐다.
이들은 이른바 ‘주식 사기단’으로 활동하면서 2021년 5월부터 12월까지 투자자 총 432명으로부터 모두 177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비상장 주식을 헐값에 사들인 뒤 이를 투자자들에게 소개해 고액에 되파는 식이었다. 특히 불특정 다수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주식 종목과 투자방법 등을 소개했고, 이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에게 한 업체의 비상장 주식 구매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업체 이사회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해 상장 시 최대 700%의 수익이 예상된다”며 “상장이 안 되면 공모가로 환불해줄 것”이라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을 위해 유령법인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범행 흔적을 숨기기 위해 전원 가명과 대포폰, 대포 계좌도 사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상장일이 다가오자 대포폰을 폐기하고 사무실을 옮기는 등 범행을 은폐했고 편취액 규모도 상당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자신들이 범죄단체 조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사, 부장, 팀장, 팀원 등으로 직책을 나눴고, A씨가 전체 수익금을 나머지 피고인에게 지급하는 피라미드식 이익분배 방식을 취했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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