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F-16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서 비무장한 ‘미확인 비행체’를 한 번에 격추하지 못해 5억원 상당의 미사일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12일 발사된 첫 미사일이 표적을 빗나갔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합참 의장은 빗나간 미사일에 대해 “해를 끼치지 않고 호수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 12일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 약 6000m에서 공군 F-16 전투기가 AIM-9 공대공 미사일로 ‘8각형 구조물’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 본토 곳곳에서 비행체가 발견되면서 이를 격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실제로 당국은 비행체들을 격추하고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마지막 격추 대상이었던 휴런호 상공 비행체를 못 맞춘 사실은 당시 발표에서 제외했다.
미군 F-16 전투기가 발사한 AIM-9 미사일은 대표적인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이다. 발사되는 모습이 꿈틀대는 뱀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이드와인더’(방울뱀 일종)라고도 불린다. 1기당 가격은 최소 40만 달러(약 5억원)에 이른다.
이 미사일을 2발이나 발사해야 했던 문제의 ‘8각형 구조물’은 안보 측면에서 큰 위험요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미군이 연쇄적으로 격추한 비행체들에 대해 “상업용 혹은 연구단체와 관련된 (안보에는) 무해한 풍선일 수 있다”며 “이 가설이 가장 유력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전투기 파일럿이 포효와 함께 거의 50만 달러짜리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던 순간은 (영화) ‘탑건’보다는 ‘어이쿠’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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