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돈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받아 갔다는 정민용(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씨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정씨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일당의 배임 사건 재판에 출석해 남욱씨의 신문에 이같이 진술했다.
남씨는 “2021년 2월 4일쯤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나와 증인과 유 전 본부장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유 전 본부장이 ‘김용이 오기로 했으니 네 방에 가 있으라’고 말해서 사무실을 나온 일이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씨는 “나가 있으라고 해서 흡연실로 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남씨가 “내가 함께 흡연실로 가서 ‘걔(김 전 부원장)는 왜 오는 거냐’고 물었더니 증인이 ‘돈 받으러 오는 거래’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다”고 말하자 정씨는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씨는 김 전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받아갔다는 취지의 계속 진술을 이어갔다. 남씨는 “김 전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의 사무실로) 들어갔다가 얼마 후에 종이백을 받고 나가는 걸 함께 본 기억이 나지 않나”라고 물었다.
정씨는 “뭘 들고 나갔다는 것은 기억나지만…”이라며 잠시 말끝을 흐리더니 “종이백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남씨가 “당시 정씨와 함께 있던 흡연실 벽이 유리로 돼 있어 바깥을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하자 정씨도 이에 동의했다.
‘유원홀딩스’(유원오가닉에서 변경)는 유 전 본부장과 정씨가 함께 세운 다시마 비료업체다. 검찰은 남씨가 유원홀딩스를 통해 사업 투자금 형식으로 뇌물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씨와 공모해 남씨에게서 4차례에 걸쳐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도 돈을 받아 갔다고 보고 있다.
정씨는 공사 측이 1822억원 확정 이익을 가져가고 나머지 이익 4040억원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로 성남도개공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유 전 본부장, 김씨, 남씨 등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