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의 한 육군 부대에서 혹한기 훈련 도중 사망한 이등병이 코로나19 격리 해제 이틀 만에 훈련에 투입된 것과 관련해 유족은 당국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혹한기 훈련을 받다 숨진 20살 고(故) 최민서 이병의 안장식이 1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됐다. 앞서 육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최 이병이 교육 훈련 도중 사망함에 따라 ‘순직’으로 인정하고, 계급을 일병으로 추서했다.
최 이병은 지난 11일 본격적인 혹한기 훈련 직전 추위 적응을 위해 야외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훈련을 받았는데, 이튿날 아침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입대한 최 이병은 지난 1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뒤 2일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에 들어갔다. 1주일 뒤인 9일 자대로 복귀한 그는 불과 이틀 뒤 훈련에 투입됐다가 변을 당했다.
유족은 최 이병이 무리하게 훈련에 투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이병의 아버지는 “코로나 격리 해제된 장병의 경우 훈련을 투입하는 기간에 대한 지침이 있느냐 (군에 물었는데) 뚜렷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회복을 미처 하지 못한 이등병을 아무런 확인 조치도 없이 훈련에 투입한 게 너무나도 비통하다”고 연합뉴스TV에 말했다.
설령 최 이병이 훈련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을지라도, 상관에게 쉽게 털어놓기 어려웠을 거라고 그는 지적했다. 최 이병의 아버지는 “자대 배치된 지 2주도 안 된 이등병 입장에서 무슨 말을 했겠나”라며 “‘예스’냐 ‘노’냐고 물었을 때 ‘예스’라고밖에 대답을 못 했을 것”이라고 매체에 토로했다.
최 이병의 아버지는 끝으로 “아들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중에 순직했다”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 둘째는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대한민국 청년들이) 마음 놓고 군대 가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1차 부검 결과 최 이병의 몸에서 뚜렷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현재 정밀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군은 사고 전후를 비롯해 당일 불침번이 최 이병의 건강 체크를 했는지 조사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인 조사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항은 유족에게 투명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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