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협 속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각국 정치인들의 발걸음에 한국 국회의원들이 합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포함한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이 대만을 찾아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과 조경태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이 28일부터 31일까지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에는 정우택 부의장과 조경태·이달곤 국민의힘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동행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의원들이 대만을 찾은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처음”이라며 “이들의 방문은 한국의 대만에 대한 지지와 우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차이잉원 총통과 여우시쿤 입법원(의회)장을 만났고, 대륙위원회를 찾아 대만해협의 긴장과 남북한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대륙위원회는 대만 정부의 중국 사무를 총괄하는 행정원 산하 기관이다.
대만 외교부는 “조 회장은 2012년부터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를 이끌며 오랜 기간 양국의 교류 협력을 추진해왔다”며 “대만과 한국은 글로벌 민주주의 연맹의 동맹”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영자신문 타이베이타임스는 “한국 대표단이 예고 없이 조심스럽게 대만을 방문했다”며 “대만 외교부는 왜 이들이 출국한 뒤에야 방문 사실을 발표했는지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방문은 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자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의회 대표단이 올해(2022년) 행한 일련의 대만 방문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다른 국가 정치인과 당국자들의 대만 방문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하원의장으로는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에게 격분하며 대만을 사실상 봉쇄하는 고강도 군사 훈련을 펼쳤다.
이후에도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체코, 호주에서 의원과 당국자들이 잇달아 대만을 방문했다.
한편 이달곤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 소속 의원님들과 함께 대만을 방문했다. 앞으로도 양국 간 의회 교류 협력 강화 및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