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23일 두 번째 ‘구속 기로’에 섰다. 구속영장이 이미 한 차례 기각됐던 만큼 이번 구속 여부가 이태원 참사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 박원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에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오전 9시30분쯤 검은색 코트와 마스크를 쓴 채 법원에 출석했다. 이 전 서장은 기자들에게 “당시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사실대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힌 후 법원 안으로 들어섰다.
이 전 서장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를 받았음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와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을 받는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 5일 법원에서 앞선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이번 영장에는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를 추가했다. 경찰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오후 11시5분에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지만 48분 전인 오후 10시17분에 도착했다는 허위 경찰 상황보고서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검토·승인 등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전 실장은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로서 압사 위험을 알리는 신고에도 차도로 쏟아져나온 인파를 밀어 올리는 등 적절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상관인 이 전 서장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고 현장 지휘·통제를 미흡하게 해 구조를 지연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을 받는다. 특수본은 송 전 실장에 대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더 보강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두 사람의 영장 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오후 2시에 같은 법원 김유미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진행될 계획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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